1년이 넘도록
나는 왜 asshole이라는 단어를
소위 "똥구멍" 같은 인간들에 대해 쓰는 지
이해할 수 없었다.
ass는 당나귀이고
hole은 구멍이니까
"당나귀 구멍" 아닌가 -_-?
그래서 어느날 같은 카투사한테
"왜 asshole이 똥구멍이야? ass는 당나귀인데..." 하고 말을 꺼내는데,
그 말을 꺼내면서 순간
"아차, ass는 엉덩이라는 뜻도 있지!" 라는 생각이 들면서
이런 당연한 질문을 한 내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다.
우리 나라에서 asshole이라는 단어가
얼마나 잘 알려진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,
우연히 닥터봉이라는 영화를 TV에서 명절 때 해 주는 걸 봤는데
거기에서 김혜수가 한석규를 보고 "애솔..." 이라고 하는 게 나온다.

1995년에 나온 영화 닥터봉에도 "asshole"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.
나는 "애솔이 뭐지...?" 하고 생각했다가
나중에 asshole이라고 말하는 거라는 걸 알았다.
사실 영어에서 ass라는 단어는 사용 범위가 상당히 넓은 단어 중 하나다.
예를 들어, What women want에서 부장인가 사장이
맬깁슨에게
"자네가 내 체면을 살려주었네" 라고 말할 때
"You saved my ass"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.
save one's ass 하면 "~의 체면을 살려주다"라는 뜻으로
여기서 ass 는 face와 같은 뜻이다.
영화 슈렉을 보면, 슈렉이 당나귀를 구할 때
"Oh, I gotta save my ass"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,
이 부분은 "맞다, 당나귀를 구해야 하지!" 라고 문자 그대로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
save one's ass 가 "~의 체면을 살려주다"라는 뜻으로 속어에서 자주 쓰이기 때문에
이 표현은 사실 꽤 웃긴 표현이다.
(번역에는 전혀 이런 웃음 코드가 들어가지 못했지만...)
kick one's ass 하면
"~를 혼내주다, ~의 뒤통수를 치다" 정도의 의미이다.
내가 근무한 부대는 미8군 제 2사단 6/37 Field Artillery였는데
당시 Sergeant Major로 온 나이 많은 원사가
하필 우리 중대와 아침 구보를 하기로 했다.
그런데 우리 중대는 매주 월요일 8kg 정도의 방탄 조끼를 착용하고
약 7~8km 정도를 구보한다. 물론 경사가 40도를 넘는 언덕도 올라야 한다.
(이럴 때면, 항상 cadence에서 "pain in my knees~"을 노래 부른다는...)
그 때 그 원사가
구보 내내 중얼댄 말이
"You guys are kicking my ass..." 였다는..
(그 후로, 구보 시간에 그 원사를 다시 볼 수 없었다.)
이처럼 한 단어가
두 가지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게 되면,
간혹 오해 아닌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.
예를 들어,
내가 아는 미국에서 10년 넘게 살았던 한 카투사는
Freeom is not free라는 말을 보고
처음에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.
"자유는 자유롭지 않다..?"
사실 여기서 free는 "공짜"라는 말이다.
즉, 이 말은
"자유는 공짜가 아니다"라는 의미다.
이 말은 미국 전쟁 기념관에 있는 유명한 문구인데,
나도 처음에 들었을 때는...
"엇, 뭐지...?" 하다가
free가 "공짜"라는 뜻으로 쓰였다는 걸 알게 됐다.
caffein free는 "카페인이 없는"이라는 뜻으로 쓰이는데
free에 해당하는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부터
"자유롭다"라는 의미와 함께 "~가 없다"는 뜻으로 쓰였다.
그래서 프랑스어의 libre라는 단어도 영어의 free와 이런 맥락에서는 뜻을 같이한다.





